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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그리고 등산

천불동계곡 희운각대피소 공룡능선 등산 리뷰

by 휴식and 2026. 7. 7.

산행 정보
산행일 : 2026년 6월 14일 ~ 15일
산행코스 : 소공원 → 비선대 → 천불동계곡 → 양폭 → 천당폭포 → 희운각대피소(1박) → 무너미고개 → 공룡능선 → 나한봉 → 마등령 → 금강굴 갈림길 → 비선대 → 소공원
산행거리 : 약 21km
산행시간
1일차 : 약 7시간 (소공원 → 희운각대피소)
2일차 : 약 8시간 (희운각대피소 → 공룡능선 → 소공원)
총 산행시간 : 약 15시간(휴식 및 사진 촬영 포함)
난이도 : ★★★★★ (상)
숙박 : 희운각대피소 1박

 

 


6월 14일부터 15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설악산을 다녀왔다. 이번 산행은 소공원에서 출발해 천불동계곡을 따라 희운각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공룡능선을 넘어 마등령을 거쳐 다시 소공원으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설악산을 여러 번 찾았지만 천불동의 시원한 계곡과 공룡능선의 웅장함은 언제 만나도 새로운 감동을 준다.

첫날인 14일은 하늘이 유난히 맑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설악의 봉우리들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고, 산행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소공원을 출발해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계곡으로 들어서니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소리가 더위를 잊게 해주었다. 초여름의 푸른 숲과 시원한 계곡, 그리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풍경은 역시 설악산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천불동계곡은 걷는 내내 눈이 즐거운 길이다. 양폭과 천당폭포를 지나며 잠시 발걸음을 멈춰 물소리를 듣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피로가 금세 사라졌다. 계곡물은 수정처럼 맑았고 햇살을 받은 물결은 반짝이며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듯했다. 오르막이 이어져 다소 힘들기도 했지만 주변 풍경이 워낙 아름다워 힘든 줄도 모르고 걸었다.

 


오후 늦게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걸어온 피로가 몰려왔지만 대피소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더 컸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은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행복이었다. 점점 붉게 물드는 하늘과 조용한 산속의 분위기는 도시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여유를 선물해 주었다. 다음 날 공룡능선을 향한 기대를 안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 날인 15일 새벽, 대피소를 나설 때는 전날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짙은 안개가 산을 감싸고 있었고, 걷기 시작하자 마치 안개가 계속 내 뒤를 따라오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능선을 오를수록 안개는 흩어졌다가 다시 몰려오기를 반복했고, 봉우리 하나를 넘을 때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맑은 날의 시원한 조망은 아니었지만, 안개가 만들어내는 설악산의 분위기는 오히려 더 신비롭고 몽환적이었다.

 


공룡능선은 역시 쉽지 않았다. 크고 작은 암봉을 오르내리는 구간이 계속 이어졌고, 한 걸음 한 걸음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게 오른 만큼 펼쳐지는 풍경은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 안개 사이로 거대한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사라지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공룡이 구름 속을 지나가는 것처럼 웅장했다. 잠시 안개가 걷힐 때마다 멀리 이어지는 능선과 기암괴석이 모습을 드러내 감탄을 자아냈고, 다시 밀려오는 안개는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공룡능선을 지나 마등령에 도착한 뒤부터는 긴 하산이 이어졌다. 무릎에는 피로가 쌓였지만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길이었다. 다시 비선대를 지나 소공원에 도착했을 때는 긴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컸다.

이번 산행은 이틀 동안 전혀 다른 설악산을 만난 시간이었다. 첫날에는 눈부시게 맑은 하늘 아래 천불동계곡의 시원함과 푸른 숲을 마음껏 즐겼고, 둘째 날에는 안개가 끝까지 따라오는 듯한 신비로운 공룡능선을 걸으며 또 다른 설악의 매력을 만났다. 같은 산이라도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힘든 코스였지만 천불동계곡의 아름다움과 공룡능선의 웅장함, 그리고 이틀 동안 서로 다른 풍경을 선물해 준 설악산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땀 흘려 걸은 시간만큼 큰 감동을 안겨준 이번 1박 2일 산행은 앞으로도 자주 떠올리게 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계절이 바뀌면 또 다른 모습으로 반겨줄 설악산을 기대하며 다음 산행을 기약해 본다.